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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 에스겔 29:1-16

2026.07.23

갈대 지팡이가 아닌 하나님을 붙드십시오

본문: 에스겔 29장 1~16절

여는 말

두로와 시돈을 향한 심판 예언이 끝나고, 오늘부터 하나님의 시선은 남쪽의 강대국 애굽을 향합니다. 때는 "열째 해 열째 달 열두째 날"(1절), 곧 주전 587년 1월경으로, 예루살렘이 바벨론에 포위되어 숨이 넘어가던 바로 그 시기입니다. 유다가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희망이 애굽이었기에, 하나님은 오늘 그 애굽의 실체를 벗기시며 우리가 정말 의지해야 할 분이 누구신지 묻고 계십니다.

1. 스스로 창조자라 말하는 교만을 하나님은 대적하십니다 (1~5절)

"애굽의 바로 왕이여 내가 너를 대적하노라 너는 자기의 강들 가운데에 누운 큰 악어라 스스로 이르기를 나의 이 강은 내 것이라 내가 나를 위하여 만들었다 하는도다" (3절)

애굽은 나일강을 중심으로 거대한 제국을 이룬 나라였습니다. 해마다 범람하며 기름진 땅을 만들어 주는 나일강은 애굽의 생명줄이었고, 바로는 그 강을 가리켜 "내 것이라 내가 나를 위하여 만들었다"고 큰소리쳤습니다. 자신을 '나일강의 창조자'로 여긴 것입니다. 피조물이 창조자의 자리에 앉는 것, 이것이 교만의 본질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바로를 강들 가운데 누운 '큰 악어'에 비유하십니다. 여기 '큰 악어'는 히브리어로 '탄님'인데, 바다나 강에 사는 거대한 괴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나일강의 악어처럼 자기 물속에서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최강자로 군림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그 위용은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하나님은 갈고리로 그 아가미를 꿰어 강에서 끌어내고, 들에 던져 들짐승과 새들의 먹이가 되게 하겠다고 하십니다(4~5절). 당시 나일강에서 실제로 갈고리로 악어를 사냥하던 장면 그대로입니다. 물속의 왕도 뭍에 끌려 나오면 한낱 사냥감에 불과합니다. 내가 쌓은 것, 내가 이룬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도 작은 바로가 됩니다. 내 강처럼 보이는 모든 것이 사실은 하나님이 잠시 맡기신 은혜임을 고백하는 것, 거기서 겸손이 시작됩니다.

2. 갈대 지팡이를 의지하면 부러져 상처만 남습니다 (6~7절)

"애굽은 본래 이스라엘 족속에게 갈대 지팡이라 그들이 너를 손으로 잡은즉 네가 부러져서 그들의 모든 어깨를 찢었고" (6~7절)

하나님은 애굽을 '갈대 지팡이'라 부르십니다. 나일강 가에 무성한 갈대는 겉보기에 곧고 그럴듯해서 지팡이로 삼고 싶어지지만, 체중을 싣는 순간 뚝 부러져 그 날카로운 단면이 손바닥을 뚫고 어깨를 찢어 놓습니다. 의지하지 않았으면 당하지 않았을 상처를, 의지했기 때문에 입는 것입니다. 이 표현은 이미 100여 년 전 앗수르의 랍사게가 히스기야에게 던진 조롱이기도 했습니다. "네가 의뢰하는 애굽은 상한 갈대 지팡이라 사람이 그것을 의지하면 그 손에 찔려 들어간다"(왕하 18:21). 그런데도 유다는 그 교훈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시드기야 왕은 바벨론에 반기를 들며 애굽의 군사력을 믿었고, 그 결과 예루살렘은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우리에게도 저마다의 갈대 지팡이가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비롯해, 통장 잔고, 인맥, 건강, 자녀, 지위 같은 것들입니다. 그것들 자체가 악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리에 올려놓을 때 문제가 됩니다. 갈대는 갈대의 일을 할 뿐, 지팡이가 되어 줄 수는 없습니다. 성도는 세상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3. 하나님은 낮추심으로 참 의지처를 알게 하십니다 (8~16절)

"그들이 다시는 이스라엘 족속의 의지가 되지 못할 것이요 … 내가 여호와인 줄을 그들이 알리라" (16절)

하나님은 애굽 땅을 사십 년 동안 황무지로 만들고 애굽 사람들을 여러 나라에 흩으시겠다고 하십니다(10~12절). 그런데 놀랍게도 심판이 끝이 아닙니다. 사십 년 후에 그들을 다시 모아 고국 바드로스 땅으로 돌아가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13~14절). 다만 회복된 애굽은 다시는 나라들 위에 군림하지 못하는 '지극히 미약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15절). 왜 완전히 멸하지도, 예전처럼 높이지도 않으시는 걸까요? 16절이 그 이유를 밝힙니다. 애굽이 "다시는 이스라엘 족속의 의지가 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애굽을 낮추시는 것은 애굽을 향한 분풀이가 아니라, 자기 백성이 다시는 헛것을 붙들지 않도록 아예 그 우상을 무력하게 만드시는 사랑의 조치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 삶에서 종종 무언가를 꺾으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내가 기대던 것이 무너질 때 우리는 아프지만, 그 자리에서 비로소 "여호와만이 하나님이시구나"를 배웁니다. 에스겔서 전체에 후렴처럼 반복되는 "내가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는 말씀이 이 단락에서도 세 번이나 울려 퍼집니다(6, 9, 16절). 세상의 모든 권세를 높이기도 하시고 낮추기도 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며, 그분만이 우리가 체중을 다 실어도 부러지지 않는 유일한 지팡이십니다.

맺는 말

오늘 본문은 세 가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첫째, 나일강을 내 것이라 말한 바로처럼 스스로 창조자 행세를 하는 교만을 하나님은 반드시 대적하십니다.

둘째, 애굽 같은 갈대 지팡이를 의지하면 부러져 어깨가 찢기는 상처만 남습니다.

셋째, 하나님은 우리가 기대던 것을 낮추심으로 참 의지처가 당신 한 분임을 알게 하십니다. 오늘 하루, 내 손이 무엇을 붙들고 있는지 살피고, 갈대가 아닌 반석 되신 하나님께로 손을 옮겨 잡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찬양 (추천)

- 새찬송가 488장 「이 몸의 소망 무언가」 (생명의삶 오늘의 찬송) — "우리 주 예수뿐일세 … 주 나의 반석이시니", 갈대가 아닌 반석을 붙드는 오늘 본문의 고백 그대로입니다.
- 새찬송가 370장 「주 안에 있는 나에게」 — 세상 지팡이가 아닌 주님 안에서만 참 평안이 있음을 노래합니다.
- 찬양 「주만 바라볼지라」 — 애굽이 아닌 하나님만 바라보라는 본문의 초청과 맞닿아 있습니다.

오늘의 개인 적용 질문

- 지금 내가 가장 의지하는 '갈대 지팡이'는 무엇입니까? 돈, 사람, 건강, 지위 중 하나님보다 앞서 붙들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최근 하나님이 내 삶에서 꺾으시거나 흩으신 것이 있습니까?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계십니까?

교회를 위한 기도제목

- 더빛교회가 돈이나 사람 같은 갈대 지팡이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공동체가 되게 하시고, 모든 사역의 성과 앞에서 "이 강은 내 것이라" 하지 않고 "주께서 하셨습니다" 고백하게 하소서.
- 세상의 힘에 기대다 부러져 상처 입은 영혼들이 우리 공동체 안에서 참 반석이신 예수님을 만나 회복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