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근무 2년 차, 올해 말 귀국을 앞두고 특별한 연재를 시작합니다.
저도 요르단에 오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지만, 지난 1년반은 성경 속 역사적인 성지들을 가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요르단의 성지들을 몇주에 걸쳐 하나씩 앞으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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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서부 마다바 근처에 위치한 느보산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40년 동안 광야를 헤매던 모세가 약속의 땅 가나안을 눈앞에 두고 120세로 숨을 거둔 성경 속 역사의 현장입니다. 사해 북동쪽 9km 지점에 위치한 아바림 산맥의 줄기로, 지중해 해수면 기준 710m~789m의 높이를 자랑하는 이곳은 성지순례객들에게 깊은 영적 묵상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1. 가나안을 품은 세 개의 봉우리와 비스가산
느보산은 지리적으로 세 개의 중요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높은 주봉인 니바 봉우리(해발 835m)와 두 번째로 높은 무카야트 봉우리(해발 790m), 그리고 세 번째 봉우리인 시야가 봉우리(해발 710m)가 그것입니다.
이 중 학계에서 성경 속 모세가 가나안 땅을 바라보았다는 ‘비스가산 꼭대기’로 지목하는 곳은 바로 세 번째 봉우리인 시야가(Ras Siyagha)입니다. 실제 시야가 봉우리는 주변을 조망하기에 가장 탁월한 전망을 제공합니다.
이곳에 서면 사해와 그 서북면에 위치한 초기 예수 시대의 유대교 수도원 유적지인 쿰란 동굴, 오아시스 도시인 여리고와 요단강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요단강과 예루살렘 사이에 펼쳐진 유대 사막과 예루살렘 동부 구릉에 있는 올리브산(감람산) 꼭대기까지 훤히 바라다볼 수 있어, 모세가 보았던 약속의 땅의 감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신명기 34:1-3 "모세가 모압 평지에서 느보 산에 올라가 여리고 맞은편 비스가 산 꼭대기에 이르매 여호와께서 길르앗 온 땅을 단까지 보이시고 또 온 납달리와 에브라임과 므낫세의 땅과 서해까지의 유다 온 땅과 네겝과 종려나무의 성읍 여리고 골짜기 평지를 소알까지 보이시고"
2. 느보산의 모세
성서에서 모세가 느보산에서 가나안 땅을 바라보기만 하고 그곳으로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반도에서 하나님께 반역한 죄와(신명 1:37, 4:2) 모세가 신광야 가데스에서 하나님의 명을 어긴 죄 때문 인데,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지팡이를 가지고 백성을 불러모은 뒤 바위를 향해 물을 내라고 명령하라고 했는데, 모세는 이를 따르지 않고 지팡이로 바위를 두 번 내리쳤다
이로 인해 하나님의 거룩함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 모세는 결국 느보산 정상에서 가나안 전역을 사방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모압 땅 벧브올 맞은편 골짜기에 장사되었으나, 지도자의 우상화를 막으려는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그의 무덤이 있는 곳은 오늘날까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민수기 20:11-12 "모세가 그의 손을 들어 그의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치니 물이 많이 솟아나오므로 회중과 그들의 짐승이 마시니라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너희는 이 회중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신명기 34:4-6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이는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라 내가 네 눈으로 보게 하였거니와 너는 그리로 건너가지 못하리라 하시매 이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모압 땅에서 죽어 벧브올 맞은편 모압 땅에 있는 골짜기에 장사되었고 오늘까지 그의 묻힌 곳을 아는 자가 없느니라"
3. 고고학적 발굴과 역사적 유적들
느보산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순례하며 세운 수도원을 시작으로 대규모 성지 단지로 확장되었습니다. 예루살렘 프란치스코 성서연구소는 1933년부터 1976년에 걸쳐 시야가 봉우리 일대에서 수많은 건축 유적을 발굴해냈습니다.
모세의 죽음을 기념하여 4세기에 세운 소성당과 세례당, 그리고 5세기에 지어진 장례당을 두루 갖춘 대성당이 대표적입니다. 이 기념 성당의 제의방 바닥 등에서는 531년에 제작되었다고 기록된 정교한 비잔틴 시대의 모자이크화가 발견되었는데, 시골 풍경과 사냥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어 당시의 뛰어난 예술 수준을 보여줍니다.
4. 놋뱀 십자가 조각품
기념 성당 앞마당에 서면 가나안 땅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거대한 놋뱀 십자가 조각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조각가 지오반니 판토니(Giovanni Pantoni)의 작품으로, 느보산의 상징과도 같은 랜드마크입니다.
이 조각품은 모세가 시내 광야에서 불뱀에 물린 백성들을 살려내기 위해 장대에 달아 올렸던 ‘놋뱀’과, 이를 바라보는 자마다 구원을 얻게 하신 인류 구원의 상징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복합 시각화한 예술품입니다. 순례객들은 이 십자가 너머로 펼쳐진 가나안 땅을 바라보며, 구약의 역사에서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로 이어지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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